장기 투자의 역설 (feat. 한국 주식 시장)
A. 이론적 권유
주식 투자의 정석은 장기 가치 투자라고 합니다.
누구나 한 번씩 듣게 되고, 주식 책을 사서 보게 되더라도 이런 내용은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지난 코로나 시국에서 주식 시장이 한창 달아 올랐을 때,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여러 매체에 나와서 장기 가치 투자를 주식 투자의 정석인 것처럼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주식 투자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자기 자본을 증식하고, 노후를 대비한 장기 가치 투자가 맞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쉽게 얘기하는 이 장기 가치 투자는 진정한 고수의 영역입니다.
주식 투자에 대해 이론적, 경험적으로 많은 것이 갖추어진 이 후에 할 수 있는 것입니다.
20~30년 전 젊은 시절에 삼성전자 주식을 사두고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주식 계좌를 열어보니, 수십 배가 넘게 올라 있었다.
좋은 주식을 사고 난 후, 잠을 자라.
주식 시장이 한참 달아오를 때 이런 얘기가 수십 차례 방송을 탄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이렇게 해서 주식 투자에 성공하는 것은 아주 드물고,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같은 시기에 대우자동차나 한국전력의 주식을 샀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 당시 대우자동차나 한국전력도 우리나라의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우량한 기업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나요, 다들 아시겠지만, 하나는 사라졌고, 하나는 회복하기는 했지만, 정부 정책의 변화로 인해 누적으로 수십 조의 손실을 입고 아직도 재무상태는 좋지 않습니다.
이 종목을 산 전문 투자 회사도 손실을 보는 마당에, 개인은 어떻겠습니까.
주식 시장을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명목 상의 장기 가치 투자를 생각 없이 계속 하게 되면 깡통을 찰 수 있습니다.
B. 장기 투자의 다른 이해
주식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이 가장 극심한 곳 중의 하나 입니다.
개인이 개별 회사의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정부 정책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저는 장기 가치 투자의 개념을 조금 다르게 이해합니다.
주식을 저축의 개념으로 보고 모아 만 가서는 안됩니다.
이익이 났을 때, 수익을 실현하면서 장기적으로 해당 종목을 보유하며, 매매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중 조절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비중이 "0"이 되었다가 다시 늘어갈 수도 있어야 합니다.
무조건 모아 만 가는 장기 투자를 하기에는 주식 시장과 개별 종목은 너무나 불안정합니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를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올랐을 때, 팔지 않고, 무조건 모아 만 갔더라면
지금 시점에는 큰 폭의 마이너스 혹은 겨우 본전 정도가 될 수 있습니다.
매수는 나에게 주도권이 있지만, 매도는 나에게 주도권이 없습니다. 매도의 기회는 주식 시장이 주는 것입니다.
기회가 왔을 때, 매도를 하여 이익을 취하면서, 매매를 이어가야 합니다.
주식은 저축 보다는 트레이딩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주식 시장은 더욱 그렇습니다. 고위험 금융 상품입니다. 원금 보장이 안되기에 기회가 왔을 때 이익을 취해야 합니다.
이익을 취하는 규모는 내가 이 종목을 어떻게 끌고 갈 것 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C. 결론
주식을 자주 사고, 팔지 말라고 합니다.
저는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실 구간에 있을 때는, 매수 속도 조절과 비중 조절을 통해 평균 단가를 주가에 가까워 지게 노력 합니다.
이 과정에서 너무 잦은 매수와 매도는 실현 손실을 가중 시킵니다.
그러다가, 이익 구간에 오게 되면 적극적인 매수와 매도가 때에 따라 필요합니다.
자주 사고, 팔지 말아야 하는 구간이 반드시 존재하고, 자주 사고, 팔아야 하는 구간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장기 투자의 흐름을 압축해 놓은 것이, 단기 투자와 스캘핑 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식 투자의 본질은 트레이딩 입니다. 주식이 저축과 같을 수는 없습니다.
한 종목을 장기적으로 매매할 때, 그 안에는 단기 투자와 스캘핑과 같은 여러가지 매매가 동시에 있을 수 있습니다.
장기 투자에 매몰되어 종목을 무조건 오래 끌고 간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 투자를 하되, 한 종목 안에서 단기 투자도 해보고, 스캘핑을 할 수 있는 구간에서는 초단타 매매를 해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익 실현으로 비중이 "0"이 되어 다시 종목을 시작하더라도, 한 종목을 오래 보면서 지속할 수 있다면, 저는 이것을 장기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기간에 매몰되어, 장기 투자를 오해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장기 투자, 단기 투자, 스캘핑이라고 이름 지어서 구분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냥, 주식 트레이딩입니다. 굳이 얘기하자면, 장기 투자 안에 중장기 투자, 스윙, 단기 투자, 스캘핑이 다 있습니다.
- 이 글은 참고용으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5.08.23)